영월 박물관
가도 가도 계곡과 산으로 둘러싸인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곤충박물관, 지리박물관, 전각박물관, 조선민화박물관, 동강사진박물관 등 다양한 종류의 박물관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20여 곳이 넘는 박물관은 청소년들의 안성맞춤 체험학습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폐교를 이용한 영월읍 방면 곤충박물관을 들러볼 만하다. 곤충박물관에는 나비, 나방류, 갑충류, 잠자리류, 동강서식 곤충 등 곤충표본이 3000여 점 넘게 전시돼 있고, 전문도서는 200점이 있다.국내 최초 공립사진박물관으로 지난 2005년 개관한 영월읍 동강사진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동강의 희귀 생물사진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체험장이다. 박물관 지하층은 수장고, 지상층은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곤충박물관은 다양한 곤충 모형 전시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설 따라 느리게 걷는 길, ‘주천 느림길’
영월 ‘주천 느림길’은 길 위에 펼쳐진 수많은 이야기를 만끽하며 걷는 길이다. 천천히 주천 느림길을 걷다 보면 과거에는 술이 솟아 낫다는 바위샘, 국내 유일의 호랑이 묘인 의호총 등 이야깃거리가 곳곳에 숨 쉬고 있다. 주천 느림길은 주천강 제방 둑에 있는 주천 3층 석탑부터 시작된다. 주천 3층 석탑은 영월군 법흥리 적멸보궁 법흥사를 찾아가는 신도들을 안내하는 탑이다. 주천 3층 석탑을 지나 10분쯤 걷다 보면 3년 상을 마치고 죽은 호랑이 무덤이라는 의호총이 나온다. 이곳에는 비석과 함께 상을 치렀던 움막이 있다.
술샘 주위에는 ‘주천(酒泉)’이란 글씨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조선 성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이 샘에서 술이 나왔는데 양반이 오면 약주가 나오고 천민이 오면 탁주가 나왔다 한다. 양반 복장을 한 천민이 약주가 나오기를 기다렸으나 탁주가 나오자 화가 나 샘터를 부순 후 샘물만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술샘 옆 오솔길을 따라 산을 오르면 빙허루에 닿는다. 이층 누각인 빙허루에는 숙종과 영조, 정조의 어제시문과 어제필을 복제한 게판이 걸려 있다. 계속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할딱 고개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쪽 주천 강변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쌍섶다리가 보인다.
1457년 단종이 사약을 받고 승하한 뒤에도 백성들이 단종을 계속 흠모하자 1699년 숙종은 노산묘를 장릉으로 추봉하고, 신임 강원관찰사는 반드시 이를 참배하게 했다. 원주에서 오는 관찰사 일행이 주천강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자 강 양쪽 마을의 주민들이 쌍섶다리를 만들어 이를 도왔다. 수일 후 관찰사가 돌아가는 길에 주천에 머물면서 수고한 백성들과 기쁜 마음으로 잔치를 베풀었으며, 그 후부터 쌍섶다리 놓기는 민속놀이로 전승되어 오고 있다.
원시마을은 당나귀를 이용한 다양한 재미 요소로 가득하다.
영월에는 당나귀 면허증이 있다?
영월군 연당리에 가면 당나귀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물론 국가공인은 아니다. 연당리 당나귀 타는 원시마을에는 30마리 남짓한 당나귀가 체험객을 기다리고 있다. 당나귀를 타고 코스별로 10분 정도 ‘휘휘’ 마을을 돌면 당나귀 체험 면허증이 발급된다.
당나귀를 타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체험할 수 있는데, 당나귀의 성질이 온순하여 갑자기 달리거나 난동을 부리지는 않는다. 당나귀는 보통 300kg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때에 따라 도통 움직이려 들지 않아 체험객의 애를 태우기도 한다.
김삿갓, 선돌, 한반도 지형
서강 강변에 높이 솟아오른 기암, 선돌의 모습이다.
영월 한반도 지형은 거짓말처럼 우리나라의 모습을 닮아 있다.
하늘이 빚어낸 수려함
우선, 영월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살펴보자. 동강의 많은 비경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뽑으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영월 어라연이라 말한다. 동강 상류에 속하며 강물 속에서 뛰노는 물고기의 비늘이 비단처럼 빛난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하늘이 빚어낸 태고의 자연 풍광을 보여주며 야생동물들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어라연의 비경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곳은 잣봉(537m)이다. 잣봉까지 오르는 길은 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으며, 길을 걸을 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잣봉에 오르면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진귀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을 따라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함이 흐른다.
영월의 관문이라 불리는 소내기재(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마루로 들어가면 선돌이 나타난다. 선돌은 기암괴석이 ‘ㄱ’ 자로 굽은 강줄기를 감상하기에 좋고 큰 칼로 내려친 듯 둘로 쪼개진 절벽을 보는 것도 좋다. 신비한 모습을 보이는 선돌과 함께 절벽에 서면 마을의 모습과 어우러진 푸른 서강의 절경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급하게 꺾이는 강물의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선암마을에 방문하면 우리나라의 지형을 쏙 빼닮은 곳이 있으니 놓치지 말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모습에서부터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지형까지도 신비할 정도로 닮았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한반도 지형의 장소는 서쪽에 모래밭이 펼쳐져 갯벌처럼 느껴지고, 우리나라 남해안 일대에 난대성 활엽수가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지형 남쪽에선 활엽수가 우거져 있다. 이 자연의 놀라움을 찾아 많은 사진작가와 방문객이 선암마을을 방문한다.
김삿갓 유적지에 들르면 김삿갓의 다양한 모형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과 그의 문학 세계
청운의 꿈을 접고 해학과 풍류로 한세상을 살다간 방랑시인 김삿갓. 조부를 욕보이는 시를 쓴 자책감 때문에 평생 방랑생활을 하던 그는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양반들의 잘못된 모습을 재치 있는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냈다. 김삿갓은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는 자책감으로 삿갓을 썼는데 삿갓은 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김삿갓 묘소와 주거지, 김삿갓 문학관, 시비 공원 등 의미 있는 볼거리가 다양하며 마치 그의 풍류를 보여주듯 펼쳐진 자연의 풍광 또한 뛰어나다.
유서 깊은 역사와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영월을 방문하면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맘이다. 마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이 드는 곳으로 포근함과 아늑함으로 가득하다.
김삿갓의 시 한 편으로 이번 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무제
네 다리 소반 위에 멀건 죽 한 그릇
하늘에 뜬 구름 그림자가 그 속에서 함께 떠도네.
주인이여,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 마오.
물속에 비치는 청산을 내 좋아한다오.
- 김삿갓 -
-
발행2005년 05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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